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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인’ 김지훈 대표 인터뷰

집에서 혼자 점검하는 AI 정자 분석기
임상서 현미경 관찰과 결과 98% 일치
한국 일본 러시아 출시, 미국 영국 등 계약
“난임 관련 디지털헬스케어로 글로벌 진출”

사회적으로 저출생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난임 부부를 위한 디지털 헬스 기기를 개발해 CES 혁신상을 두차례나 수상한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인트인(대표 김지훈)이다. 인트인이 내놓은 정자 분석기와 배란 분석기는 한국보다 미국이 먼저 주목했다.

김지훈 인트인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난임 환자 중 남성 비중이 40%에 달하고, 45년간 통계를 보면 매년 1.2%씩 정자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하지만 난임 지원 중 99%는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자 분석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성이 난임 진단을 위해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이 정자 테스트다. 하지만 통상 남성들은 진단을 수치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병원 가기를 주저한다. 인트인이 개발한 정자 분석기 ‘오뷰 정자 분석기’는 집에서도 정자 활동을 스스로 분석해 볼 수 있는 진단기기다. 손톱보다 조금 더 큰 원통 기기에 정자를 떨어뜨린 시험지를 끼고, 스마트폰 카메라 부분에 클립처럼 끼우면 그만이다. 이후 인트인 앱을 열고 AI에 분석을 맡기면 된다. AI는 정자 움직임 패턴을 분석해 낸다. 김 대표는 “임상시험에서 현미경관찰과 오뷰 정자 분석기 결과가 98%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WHO 기준을 토대로 이상 유무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정자 개수, 운동성 등이 스마트폰에 뜬다. 난임 치료는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큰 만큼, 스스로 자가 진단 후 병원에 방문해 진료받고 예방하라는 메시지다. 오뷰 정자 분석기는 현재 한국과 일본 러시아에 출시됐으며,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호주 등과 계약을 한 상태다. 김 대표는 “현재는 병원에서 임상병리사의 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병원용 정자 분석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트인은 ‘오뷰배란분석기’를 출시한 바 있다.

여성의 타액(침)을 기기에 담아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 부분에 클립에 꽂으면 스마트폰이 배란일과 생리주기를 안내하는 기기다. 앞서 영남대와 공동 임상시험에서 소변배란분석기와 양성 일치율이 95.1%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배란기와 생리일 기능을 측정해 임신을 사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트인은 호흡 진단기와 실내 공기 분석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인트인은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자 개발 과정에서 차병원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과 협업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임신과 관련된 증상은 전 세계 모든 나라 사람이 민망한 검사방법 등으로 병원에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정자 분석기와 배란 분석기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건강한 아이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인트인을 창업한 배경은 부친 곁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일찍 익혔기 때문이다. 부친은 종로의료기 소매상을 했고, 김 대표는 도·소매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6년부터 진단기를 개발했고 2021년에는 직접 제조 시설을 대구에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특허 137개를 출원 또는 등록했다. 김 대표는 “난임 환자들의 생식능력을 확인하고 향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겠다”고 말했다.